12화 사녀
우리가 오빠의 집에서 생활하기 시작하고 나서 2개월 이상 경과했다. 여름의 더위가 누그러져 조금씩 추위가 다가온다. 나무들에서 마른 잎이 떨어지고 서서히 1년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 사이에 오빠는 치아키와 사이가 좋아져서, 치아키는 꽤 오빠를 따르게 되었다.
옛날에는 그다지 제멋대로를 말하지 않았던 치아키가 매일같이 제멋대로를 말하고 있다. 대부분은 음식 관련이지만.
반대로 치나츠와 치후유는 아직도 따르지 않는다. 오빠가 욕실에 들어가기 전이나 나온 뒤에 두 사람한테 말을 걸지만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고 횡설수설해 버린다.
오빠로서는 좀 더 제멋대로를 말하거나, 조금 따르게 해서 자기 방 외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편하게 생활했으면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오빠는 정말로 상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치아키가 따르는 것이라고 재차 납득하는 것과 동시에 기세가 지나쳐서 그 앞으로 가지 않을까 걱정이다.
「잠깐ー, 치하루 듣고 있어?」
수업과 수업 사이 얼마 안 되는 쉬는 시간, 어떤 여학생이 나한테 말을 건다. 최근, 사이가 좋아졌다. 키타노 사쿠라 씨. 우리들을 봐도 딱히 신기해하는 일 없이 평범하게 접해주는 착한 여자애.
「아, 미안 듣지 않았어」
「정말……내 남동생들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들으라고」
「미안」
「뭐, 좋지만, 그러고 보니 네 여동생들의 이야기도 들려줘」
「나한테 여동생들 이야기하게 하면 날짜 바뀌어 버리는데 괜찮아?」
「나도 그렇지만 너도 상당한 언니네……」
당연하다. 자매는 자신의 전부이니까, 사랑하는 것도 당연. 좋은 점이 너무 있어서 말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
「……뭔ー가……너 뭔가 있는 것 같네……」
「응? 뭔가 말했어?」
「아니, 아ー무것도 아니야. 그것보다 오늘은 테스트가 있으니까 복습해 두는 편이 좋다구」
「응, 물론, 장녀로서 면학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지 않으면」
「……적당히 말야」
사쿠라 씨는 그대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사쿠라 씨의 묘한 시선에 한순간 고개를 갸웃했지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테스트가 있으니까 예습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회에서 도도부현(都道府県)의 테스트를 치니까 지도책을 펴서 바라본다. 앞 자리에서는 치아키가 왼쪽 뺨을 책상에 붙이고 자고 있다. 치아키는 항상 풀 스로틀이니까 아무래도 체력이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특히……
「어이, 뭘 자고 있는거야. 중2」
「응? ……? 뭐야?」
「너 바보 주제에 자도 좋은거냐고 말한거라고」
묘하게 치아키에게 엮이는 같은 반의 남자. 니시노 타다시. 코에 이것저것 붙인 그야말로 불량이라는 느낌이다. 그는 치아키의 머리를 흔들어 억지로 치아키를 일으킨다. 어이, 뭐하는거야?
애초에, 자고 있는 치아키를 무리하게 일으키지마. 치아키는 바보가 아니다, 솔직할 뿐. 일으킨다 해도 방식이 있잖아? 자꾸자꾸 의문이 솟아온다.
「시끄러, 반바지 애송이, 저쪽 가라」
「바보 주제에 건방져……!?」
타다시는 나의 치아키가 아니라 뒤에 있는 나를 보았다. 그대로 설녀라도 보는 듯한 눈을 하면서 치아키 옆을 도망치듯 떠났다.
아마 내 암흑의 오라가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치하루……」
「왜 그래?」
「나, 저 반바지 애송이 싫어」
「최근, 묘하게 엮여오니까?」
「응, 그 외에도 바보바보 시끄러워」
「치하루는 바보가 아닌데 심하지」
「정말 그거」
치아키도 바보라고 말해지는 건 뜻밖인 것 같다. 둘이서 이야기하고 있으면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온다.
「네, 사회 테스트 시작할게ー。도도부현 테스트야ー」
「위험해」
「어, 어쩌지」
「공부해야해」
일부의 남자들이 크게 당황하기 시작한다. 그걸 보고 선생님이 웃으면서 지시한다.
「자, 지도책이라던지 특산품이 실려 있는 교과서 넣어ー」
그렇게 말해도 넣지 않는 학생들.
「평소에 공부하지 않는데 이제 와서 공부하는 남자들, 그렇게 공부하라고 선생님은 말했으니까 자비는 없다고. 이제 와서, 테스트 위험하다고 말해도 이미 늦었다……훗, 최근의 라노벨 타이틀 같아서 웃음……」
「「「……」」」
「자, 넣어ー」
선생님은 뭔가 잘 모르는 말을 하고 있다. 라노벨 타이틀……라이트노벨이라는 책의 타이틀을 말하는 거겠지만, 읽은 적 없으니까 선생님이 웃는 의미를 모른다. 최근에는 그런 게 유행하고 있는걸까.
테스트가 나눠지고 모든 문제에 대답을 쓰고 휴 하고 한숨. 앞의 치아키가 눈에 들어온다.
「……에에? 이, 이 형태는……크니까, 후, 훗카이도……그리고, 이건……에에? 사, 사이타마는 알겠는데……다른 건……」
도도부현 전부 기억하는 건 어려우니까 대답할 수 없어도 어쩔 수 없어. 만약, 어려우면 같이 공부하자. 그렇게 생각하면서 고민하는 삼녀의 등을 테스트 종료까지 바라보았다.
◆◆
학교가 끝나고 귀가 버스. 흔들리면서 나와 치후유가 2인용 자리에 앉고, 뒤에 치나츠와 치아키가 앉는다.
「오늘, 테스트 어땠어?」
「확실함다. 이번에야말로, 치하루에게 이기는검다!」
치후유가 굉장히 숨 거칠게 하고 있다. 상당히 기합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치후유는 착실한 사람이니까 고득점일 거야.
「나, 나는……그럭저럭이야」
「나, 나도……그 나름대로는」
「나중에, 같이 공부하자」
「에? 그, 그건 조금……대체로 도도부현의 형태는 모두 같아 보인다고. 그리고, 기억해서 무슨 의미가 있냐고」
「그, 그렇다고」
「아키 언니도 나츠 언니도 공부하지 않은 거 아는검다. 좀 더 확실해 해 줬으면 하는데요……」
네 자매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일상이 내게 있어 최고의 치유. 후후후 하고 뺨이 올라가는 걸 참을 수 없었다.
◆◆
「너, 최근 급탕실에서 뭐라고 말해지고 있는지 알고 있어?」
「……또, 그거냐……모르겠는데……」
직장에서 근처의 사사키가 나한테 말을 걸어온다. 급탕실에서 내가 뭐라고 말해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대충 상상이 간다. 나는 순수한 선의로 맡았지만 주위에서 보면 이상하게 억측해 버리는 건 당연하다. 맡을 때 그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신경 쓰이냐?」
「일단……」
「도요토미 히데요시」
「확실히 히데요시와 네네의 차이는 10에서 12 정도 있었다고 들었지만……나와는 관계없어」
「다케다 신겐」
「확실히 십대인 우에스기 쪽과 혼인했지만 연령의 차이는 그리 없잖아」
「무하마드」
「확실히 아이샤 9세를 아내로 삼았지만 나랑은 상관없어」
「옛날 사람」
「……에? 그건 무슨 뜻이야? ……아아……옛날 사람은 14, 15로 결혼한 것 같지만 그건 유언비어야」
「……자세한데」
「이 정도 보통이야」
급탕실에 있는 녀석들 나로 놀고 있구나. 뭐,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한테 뭘 말해져도 신경쓰지 않지만.
「입이 아니라 손을 움직여」
「우와, 나왔다……」
뒤에서 나이를 먹은 여성의 소리가 난다. 사사키가 위험해 라고 입을 서둘러 닫고 데스크로 향한다.
「카이토 군은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코지로 군은 게으름 피우고 있지 않아?」
「죄, 죄송합니다」
법령선이 눈에 띄는 베테랑 여성 직원인 미야모토 무사시 씨다. 성실하고 결혼도 해서 세 딸도 있는 듯한, 간단히 말하면 승리자다.
「그러고 보니……카이토 군, 최근 맡은 애들은 어떤 느낌?」
「……너도 이야기냐……그만두라고」
사사키는 뭔가 이야기하기 시작하지만 입을 다물었다. 뭐, 거기서 앞은 말할 수 있을 리 없다. 그럭 보니, 이 미야모토 씨도 내가 친족한테 고개를 숙였을 때 보고 있던거지. 이 사람도 로리콘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상당히, 나와 자매들을 걱정해 주는 느낌은 들고 있지만……
「뭐, 조금씩일까요」
「무슨 일이 있다면 말해. 우리 집도 세 자매니까 뭔가 힘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아ー, 그럼 하나 물어도 괜찮을까요?」
「뭐야?」
「치아키라는 애가 있는데요. 그 애는 서투른 음식과 좋아하는 음식의 차이가 확실히 나뉘어서, 싫어하는 쪽은 전혀 못먹거든요」
「흠」
「그래서, 저는 어른이 되면 편식이 심한 건 그 애한테 불리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먹을 수 있게 되면 좋겠는데요……그렇다고 해서 싫은 걸 억지로 무리하게 먹일 수도 없어서. 봐요, 교사도 급식을 무리하게 먹이면 체벌이라던가 말하잖아요? 치아키는 알레르기라던지 있는 건 아니지만……싫은 건 잘게 썰어서 넣어도 괜찮지만 거짓말하고 있는 느낌도 들고, 그게 그 애한테 악영향이 될지도 모르고, 어떻게 하면 좋다고 생각하세요?」
「「……」」
미야모토 씨와 사사키가 입을 다물었다. 뭐야, 뭔가 이상한 말 했던가?
「너, 엄청 생각해서 부모 하고 있구나」
「나는 알고 있었어. 카이토 군이 책임감 있는 아빠가 될 수 있다고」
왠지 칭찬받았다.
「그게, 카이토 군이 말하고 싶은 것도 알아. 내 딸도 편식이 심했으니까. 뭐, 그렇지만 조만간 먹을 수 있게 될 수도 있고. 뒤는 서투른 음식을 능숙하게 조리한다던지. 예를 들면 피망에 약하면, 피망을 소금에 데치면 좋다고 말하고. 시간이 지나서 어른이 되는 걸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야」
「……과연……기다리는 것도 있나. 뒤는, 소금 데치기인가」
「응……그리고, 그렇게 깊은 생각에 빠지면 몸을 망쳐?」
「몸은 튼튼하므로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향후도 뭔가 있으면 잘 부탁드립니다」
「아아, 응」
그렇게 말하고 다시 데스크로 향한다. 그러면 이번에는 미야모토 씨 쪽에서 나한테 묻는다.
「카이토 군, 나도 물어도 좋을까?」
「부디」
「나 딸 말이지, 동성애 결혼을 하고 싶대」
「그렇습니까」
「나 자신은 그런 것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렇지만, 그런 건 어딘가, 세상은 저항이 있다고 할까. 아이도 생기지 않고……이상한 눈으로 보이지 않을까 해서」
――그러고 보니 『울려퍼져라 연심』의 세계는 혼인 폭이 넓었었지.
나도 게임을 하고는 있었지만 그 근처의 의미를 자세하게는 모른다. 하지만 동성혼이 인정되고 있는 건 게임에서도 명언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주인공과 히로인이 맺어져도 안심이라고 말하는 게 있었지만 이 세계의 세상에서는 조금 저항이 있는것도 사실. 아직도 남녀 사이에서의 혼인이 보통이라고 말하는 건 자주 들린다, 랄까 거의 그것밖에 들리지 않는다.
「카이토 군이라면 어떻게 할거야?」
「저라면……그게, 그다지 참고가 되지 않느다고 생각하고, 부모가 된지 얼마 안된 제가 무슨 말 하고 있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등을 떠미는건?」
「……그래」
「……그게, 어디까지나 제 의견이지만요」
「……그렇네, 등을 떠민다. 만약 뭔가 있으면 내가 지키면 좋은거네. 고마워. 카이토 군」
「아니요……이쪽이야말로」
그녀는 그대로 자신의 데스크로 돌아갔다. 역시 아이의 일로 다들 고민하는구나…….
나도 슬슬 치후유나 치나츠와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지 않으면.
◆◆
치후유는 스스로가 싫다, 자기혐오하고 있다고 말해도 좋을지도 모른다.
치후유는 옛날부터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3명의 언니와 같은 날에 태어나 같은 최악의 환경에서 자랐는데 자신만이 아무것도 없었다. 멋진 세 명의 언니를 보고 있으면 자신이 텅 빈 단순한 그릇처럼 보였다.
아픈 생각을 하고, 방치되고 춥고 무서운 생각을 쭉 하고 있는 나날 속에서 항상 그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매 전원이 다가붙는 건 따뜻하고 안심감도 있어서 외로움은 희미해졌지만 그 생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왜 자기만 초능력이 없는건지, 왜 자기만 아무 쓸모도 없는건지, 그걸 생각하는 게 정말로 싫었다. 공부는 하루 언니에게 이길 수 없다. 나츠 언니처럼 귀엽지도 않고 특징적인 초능력도 없다. 아키 언니같은 건강함이나 싫은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할 수 없다.
자신의 재능이나 장점은 전부 빼앗겨버린 게 아닐까 하고 생각되는게 굉장히 싫었다. 왜, 자신만, 아무것도 없는건가.
고민하고 있는 것도 괴로워 했던 것도 치후유만이 아닌 것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데도 비뚤어진 사고방식을 해 버린다. 자신에게는 초능력이 없는데 어째서 이런 괴로운 생활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건지.
그래, 생각한다. 치후유는 특별이 되고 싶다. 누구에게도 없는 장점을 갖고 싶다. 그렇지만, 그건 분명 세 명과 반대되는 소망이니까 절대로 말하는 건 할 수 없다. 초능력을 갖고 싶은 자신과 그런 건 잃어버리고 싶은 세 명.
특히 하루 언니는 그 소망이 제일 강한 걸 왠지 모르게 알았다. 그러니까, 그런 말 같은건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러니까, 적어도 무언가로 제일이 되고 싶었다. 자매 중에서 제일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운동은 무리였다. 공부는……쭉 하루 언니에게 지고 있을 뿐이고. 그렇지만, 치후유가 제일이 되려면 이 정도밖에 없다. 웃는 얼굴을 띄우고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면서 그 뒤에서 강한 초조감이나 비장감과 싸우고 있었다.
멋대로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만 그래도 이 테스트는, 이번 테스트는 진심으로 도전했다. 언제나 그렇지만, 진심도 진심. 청결한 집에서 깨끗한 책상도 있는 환경에서 임했다.
하루 언니처럼 아키 언니의 보살핌도 하지 않았다. 텔레비전도 보지 않고 노력했다. 놀이나 오락도 정말로 최소한으로 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이번에야말로 이길 수 있을 터.
그렇게 생각,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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