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화 월하(月下)의 맹세
어릴 적에 면학에 노력하고 있던 아이는 장래 능숙하게 간다. 그리고 부모가 부자인 아이는 아이도 부자가 되기 쉽다는 말을 듣는다. 아무튼, 어릴 때부터 영재교육이 주요하다는 점이다.
시험삼아 치아키와 치나츠에게 공부를 함께 하자고 권해보자.
휴일 오후. 만복이라 기분도 좋을 것이다. 권해보면 의외로 공부를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래, 새로운 참고서라도 사러 가자. 새로운 공부 도구가 있으면 자연스레 의지가 솟아오르는 경우가 있지 있어.
거실에서 네 명이 뭐든 감정하는 TV프로를 보고 있다. 나는 혼잣말처럼 나직이 중얼거렸다.
「쇼핑, 갈까……」
「에!? 어디어디!? 어디에 가는거야!?」
제일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역시 치아키였다. 그녀는 내 쇼핑에 제일 따라와 심부름이라던지를 해 준다.
뭐, 재미를 붙이고 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치아키는 혼자서 내 쇼핑에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매번, 슈퍼에서 야채라던지 고기를 구입한 후.
『이쪽이쪽, 이쪽으로 와』
손을 잡아 당겨 게임 코너라던지, 정크푸드 에리어에 나를 데려간다. 그리고, 침을 흘리며 갖고 싶어하는 듯한 얼굴을 한다.
『어쩔 수 없네ー』
포테이토라더지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100엔을 그 슈퍼 에리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코인 12개로 교환해서 놀거나,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보낸다.
뭐, 자매 전원이 있어도 게임 코너라던지에 데려가지지만.
「뭐 사러 가는거야!? 나 짐꾼 할게!」
「그래? 그건 고마워……오늘은 공부의 참고서라도 사러 가려고」
「……오늘, 집 지키고 있을게」
단번에 식었다. 재미 없는 것처럼 소파에 앉아 다시 텔레비전에 시선을 향한다. 치나츠도 눈을 마주치지 않도록 외면한다.
맞다. 치나츠의 하고 싶은 일 찾기는 어떻게 하지. 배구에 흥미가 있다고 하지만 배구 지도의 책이라도 사거나, 동영상 사이트 등으로 조사하거나……
전부 내가 하는 것도 어떠려나? 스마트폰을 내가 건네줘서 스스로 조사하게 한다던지……?
머리가 아파져 왔다……치하루나 치후유에게 무슨 일일까 하는 시선을 받지만 머리를 억누르고, 사고를 가속시킨다.
치하루와 치후유도 신경쓰지 않으면 안 되고, 지금은 5학년으로……향후의 인생이……
「카, 카이토 씨? 눈이 빙빙 돌고 있는데요? 괘, 괜찮슴까?」
「괜찮아……뇌가 끓었을 뿐이야」
「그건 괜찮지 않은 기분이 드는데요……?」
치후유는 정말로 상냥하다. 걱정하는 시선을 보내주고, 저녁식사 때도 언제나 제일 먼저 접시를 옮겨주기도 한다.
어깨가 뻐근한 게 아닐까 하고 어깨를 주물러 주고.
치하루도 욕실 청소라던지 해 주고. 가끔 머리를 지압해주고. 좋은 애들 뿐이다.
그러니까, 행복해 졌으면 좋겠다. 그럼 역시 공부를 하게 해야……
무한 루프. 머릿속에서 같은 걸 엔드리스로 생각해 버린다. 이대로는 전혀 진행되지 않는다. 무리시키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시키지 않는다는 것도 주눅이 든다. 육아란건 이렇게 어려운건가……
조금, 진정하자. 차근차근 생각해 가면 된다. 커피라도 마시고 천천히 생각하자.
◆◆
하루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했다. 이제, 주위는 어두워지고 나도 목욕을 한 뒤 침대에 누워 있다. 모처럼의 휴일인데 평소와 다른 걸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네 명은 쭉 텔레비전을 보거나 트럼프를 하거나 휴일을 만끽하고 있었으니까 좋지만.
스마트폰으로 배우는 일이라던지 여러가지 검색하고 있으면, 누군가가 방을 노크한다. 치하루일까, 치나츠일까, 치아키나 치후유, 대체 누굴까.
「들어와」
「후후, 내가 입실했다!」
치아키다.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파자마 차림. 귀엽다.
좋아, 여기는 그녀의 법에 따르는 느낌으로 가자.
「암호는?」
「단백질!」
「좋아」
뭐가 좋은건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지만 생각하면 패배다. 가끔은 그 자리의 흐름에 흐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그녀는 그대로 내 침대 위에 풀썩 올라왔다.
「무슨 일이야?」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 단 둘이서!」
근심이 없는 웃는 얼굴. 방은 간접조명으로 휩싸여 있다. 조금 보기 어렵지만 그녀의 웃는 얼굴은 그 안에서도 반짝이는 것 같았다.
「이야기……?」
「응, 최근, 이런 느낌으로 눈썹이 올라가 있었으니까 신경 쓰였어!」
그녀는 눈썹을 내 흉내인지 양손으로 눈꼬리를 여우처럼 치켜올린다. 훈훈한 기분이 되지만 동시에 나를 걱정해서 여기까지 와 준 사실이 기뻐졌다.
「그런가. 신경써줘서 고마워……」
「무슨 고민하고 있는거야? 내가 상담에 응한다고!」
「그래? 실은 치아키에게 공부를 시키는 게 좋은 게 아닐까 생각해서」
「……」
「농담이야.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어. 지금부터 어떻게 치아키들한테 접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어」
「그, 그런가……깜짝 놀랐어……」
「뭐, 공부는 해 줬으면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
그렇게 공부가 싫은건가. 입을 뻐끔 벌리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의 치아키.
「그렇게 공부가 싫은거야?」
「싫어……」
「뭐, 재미있지 않으니까. 그렇지만, 장래의 일을 생각하면 나는 조금은 해 줬으면 해」
「장래……?」
「그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머지않아 자립을 하든 뭘 하든……읏」
이야기를 시작한 곳에서 치아키가 내 손을 잡았다.
「자립한다던지, 말하지 마……」
「미안, 이상한 식으로 들렸을지도. 안심해 줘. 곧바로의 이야기가 아니고, 버린다던가 그런 생각도 없으니까」
「읏……싫어! 곧바로가 아니어도, 쭉 있는걸! 나(私)는, 이 집에서 쭉 카이토랑 자매랑 살 거인걸!」
섣불렀다. 서투르게 미래라던지 이별이라던지 자립이라던지 말하는 게 아니었다. 말해서는 안 되었다. 이 애들은 그런 곳에 민감한 것이다. 아직, 그런 불안을 줄만한 보이지 않는 것의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되었다.
「미안, 그런 의미가 아니야. 안심해 줘. 쭉 함께 있을테니까, 약속은 지켜……」
「정말?」
「물론이야」
「그런가……그럼 좋아……정말, 나 깜짝 놀랐어!」
「미안……」
「정말……그럼, 꼬옥해줘?」
「……아아」
치아키는 눈가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간단히 울어 버린다. 한순간에 불안정해져 버리는 이 애들의 위태로움을 다시 느꼈다. 그녀를 상냥하게 껴안아 머리를 오른손으로 쓰다듬는다.
「에헤헤……사실 이걸 받고 싶어서 여기에 왔어……」
「그랬어?」
「응, 걱정도 했었던 건 사실이지만……카이토에게 허그받으러 간다고 하면 치후유에게 제지당했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건 안되는걸까 해서……」
「과, 과연……」
치아키는 나에게 체중을 맡기고 짧은 팔을 내 등으로 돌려, 힘껏 떼어 놓지 않게 나를 잡고 있다.
「카이토, 나(私) 말이지. 제멋대로를 말할 수 있는 매일이 즐거워. 밥도 욕실도 고맙지만, 역시 말하고 싶은 걸 말할 수 있고, 싫은 일을 싫다고 말할 수 있는 게 굉장히 행복해……」
「그런가……」
「저기 말야……이제 곧, 우리들 생일이야……」
「알고 있어. 달력 봤으니까」
「아, 그런가……」
「성대하게 축하하자」
「응……고마워……」
조금 전과는 달리 침착해 있는 치아키. 내가 상냥함에 휩싸여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私), 최근, 카이토에 대해 생각하면, 조금 가슴이 이상한 느낌이 들어……」
「그런거야?」
「이런 거 처음……그렇지만, 너무 작아서 잘 몰라……그렇지만 말야, 방울 소리만큼 작은 무언가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그런가……」
「그렇지만, 쭉 함께 있으면 이 정체를 알 수 있을듯한 기분이 들어」
「그런가……」
「그러니까, 좀 더 좀 더 여러가지 알고 싶으니까 함께 있어줘……재차 약속!」
「아아, 함께 있어. 재차 약속이야」
「에헤헤, 해냈다……」
그녀는 꾸욱 머리를 내 가슴팍에 누른다. 그대로 방금전보다 강한 힘으로 나를 껴안았다. 몇 분, 지나면 만족한 것처럼 그녀는 나로부터 떨어진다.
「그럼, 나는 슬슬 방으로 돌아갈게! 치후유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화낼테니까!」
「그, 그런가. 잘 자」
「잘 자ー!」
그녀는 평소의 하이텐션으로 방을 떠났다. 귀엽고 솔직하고 순수해서, 그렇지만 위험하고 어딘가 달관하고 있는, 그것이 그 애다.
지키고 싶네. 저 웃는 얼굴……
누워서 그런 일을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 밤이 깊어져 어느새인가 자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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